서평

[Vol. 35-1] 생명언약(The Covenant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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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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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규 교수, 조직신학

 

『생명언약』(The Covenant of Life, 1655)/사무엘 루더포드 저/ 안상혁 옮김

 
 
    성경은 하나님과 그의 백성과의 특별한 관계를 언약으로 표현했다. 성경의 언약개념을 이해하는 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복과 교훈을 알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개혁신학자들은 언약을 풍성하게 이해했으며 발전시켰고 언약신학은 개혁신학의 특징이 되었다. 개혁신학은 첫 사람 아담에 관한 이해에서 시작해서 타락 후 그리스도의 구속사역과 그 적용, 나아가 교회와 성례도 언약과 함께 이해했다. 창세 전의 선택받은 자들을 위한 삼위일체 구속계획에도 언약을 연결시켜 ‘시간 전 언약’ 개념이 논의되었다.

    언약 사상은 무엇보다도 16세기와 17세기의 많은 논쟁을 거치며 발전했다. 가장 먼저 취리히에서 츠빙글리와 불링거는 유아세례의 정당성에 관해 재세례파와 논쟁하면서 신구약의 통일성을 변증해야만 했다. 이후 신구약의 통일성에 대한 강조는 개혁신학의 강조점이 되었다. 얼마 후에 구약 성경에서 가르치는 복음과 율법에 관한 일관성 있는 설명이 요구되었다. 17세기 초항론파와 논쟁하면서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의 성격이 더 분명해졌고 율법과 복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언약은 교의 전체 영역에 많은 질문을 가지고 들어왔다. 즉, 하나님의 속성, 아담의 첫 범죄와 그의 후손과의 연계성, 율법의 요구에 관한 이해와 이것에 연결된 그리스도의 사역,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의 구약과 신약에 적영 언약의 이중은택(칭의와 성화)에 관한 이해에 연결되었다.
 
    따라서 언약에 관한 여러 쟁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는 신학 전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와 분리할 수 없다. 17세기 정통 개혁신학의 화려한 꽃을 피웠던 시기의 사무엘 루더포드의 『생명언약』(The Covenant of Life, 1655)은 언약에 대한 이러한 여러 쟁점과 질문에 대한 답이다. 루더포드는 1600년에 태어나 스코틀랜드의 목사요 신학자요 저항가로서 살다가 국가반역자로서 소환받은 상태에서 1661년 지병으로 죽었다. 역사가와 정치사상가들에게는 『법과 국왕』(Lex Rex, 1644)으로 유명한 그는 장로교정치원리를 마지막까지 고집했기 때문에 고난의 길을 간다. 그 고난의 길에서 그는 언약에 집중하면서 안식을 누렸고 『생명언약』을 출판했다.
 
    책 표지에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을 이렇게 언급한다. “행위 언약의 성격, 하나님의 주권, 그리스도의 죽으심의 범위, 은혜의 언약의 성격과 속성들, 하나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 맺은 보증인의 언약 혹은 구속언약, 예수 그리스도와 세례의 인증에 대한 유아의 권리, 기타 실천적인 질문들과 소견들.” 다시 1장에서 다시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을 네 가지 주제로 요약한다. 1) 행위언약과 은혜언약 각각의 성격과 양자 사이의 차이점들, 2) 생명언약의 중보자, 3) 언약의 약속들을 적용함, 4) 복음 아래에서 은혜의 언약적인 유효적 작용에 관한 논의. 루더포드는 네 번째 주제가 그동안 실천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음을 언급한다.
 
    이 책은 언약에 관한 신학적인 질문에 대하여 정통 개혁신학의 자리에서 신뢰할만한 답을 주지만,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놀랍게도 성경해석과 실천과 적용 부분에 있다. 루더포드는 고린도전서 15:47의 첫 사람과 둘째 사람의 대조를 통해 아담의 상태와 행위언약을 끌어낸다. 그 외 많은 성경인용과 해석은 그의 언약신학이 철저히 성경에 근거했음을 보여준다. 실천과 적용의 예로는 29장의 명제(즉, 그리스도께서는 죄의 감각을 제거하시기보다는 오히려 죄에 대한 경건한 감각을 일깨우시기 위해 죽으셨다)를 들 수 있다. 루더포드에 의하면, 그리스도가 죄의 감각을 제거했다는 말은 죄악된 교훈이며, 오히려 죄의 감각은 은혜로운 가책이다. 이 명제는 값싼 복음에 길들여져 죄 사함의 은혜를 오해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옛 시대가 마주했던 질문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마주하는 질문일 수 있다. 옛 선생을 통하여 우리 시대가 마주한 질문의 답을 때로 직접적으로 때로 간접적으로 듣는다. 루더포드가 소개하는 질문은 신학적으로 깊이 있는 질문이기도 하고 일상적으로 만나는 질문일 수도 있다. 이 답들은 공통으로 신학적인 핵심을 찌르면서도 경건의 깊이를 보여준다. 옛 시대의 글을 읽는 일이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참으면 풍요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2부도 곧 출판된다고 하니 이미 벌써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