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Vol. 35-1] 목회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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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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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석 목사, 포항성안교회

 

목회 35년을 넘어
    합신을 졸업하고 목회를 시작한 지 벌써 35년이 지났다. 큰 교단을 떠나 교수님들을 따라 합신으로 진학한 것은 내게 큰 축복이었다. 충성된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박윤선 목사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배우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내 앞으로 지나가는 박윤선 목사님의 차를 보았다. 목사님은 뒷자리에 드러누워 계셨다. 하루종일 온 힘을 다바쳐 충성하시고 기진맥진하셔서 앉아 가실 힘도 없으셨던 것이다.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 하고 감동받았던 순간이었다.

 

교회개척 스토리
    합신 2학년 때 교회개척의 명을 받았다. 우리 부부는 포항에 살았고, 아이는 기어다닐 만큼 어릴 때였다. 그즈음 묵상하고 있던 큐티 본문이 사도행전이었는데 교회의 발생 과정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도 사도행전처럼 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단칸방에서 처음 교회를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3년이 지나니 6-7명 정도의 성도가 모이게 되었다. 그제서야 교회는 작은 처소를 마련하게 되었는데 장소는 유명한 나이트클럽 건물 2층 작은 공간이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별별 말을 다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가스 배달 청년은 교회가 한심하게 보였는지 “이 교회는 왜 맨날 이래요?” 하기도 했고, 또 어떤 안수집사는 “내가 지금 목회해도 목사님 보다는 잘 할겁니다!” 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말에 속상해서 하나님께 수없이 대들었다. “하나님, 왜 능력도 주시지 않고 목회를 시킵니까?” 라고.....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는 부분이다.

 

뒤늦게 선교사로
    “목회를 조기 은퇴하고 선교사로 가겠다.” 평소 생각없이 이런 말을 해왔었는데, 정말로 나이 53살에 선교사가 되었다. 선교사훈련은 현지어교육이 대부분이었다. 나이들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너무 무섭기도 해서 먼저 나온 선교사님들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1년 훈련을 마칠 때 10분 설교 정도는 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물었다. “하나님, 나이 많은 사람은 하나님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까?” 하나님의 응답은 즉각적이었고 대답은 ‘가능’이었다. 선교훈련을 받는 중에 석달 동안 아파서 고생하기도 했으나 시작한 지 7개월만에 현지어로 설교를 할 수 있었다. 모두가 놀랄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현지에 신학교 설립
    훈련을 마치고 선교지는 북방으로 가기로 했다. 그곳은 겨울에 영하 30도까지 내려가고 내복을 세겹까지 입어야 하는 추운 땅이었다. 그곳에서 교회 지도자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도무지 마음을 열지 않아 너무 힘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지나친 커피 애호가였던 것이 문제였다. 현지에서 커피는 국수 다섯 그릇의 가치였는데 그렇게 비싼 커피를 하루에도 몇 잔 씩 마시는 선교사에게 마음을 열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그런 어느날 사역하다가 너무나 낙심이 되어 기도를 드렸다. “아버지, 저는 망망대해에 떠있는 조각배와 같습니다.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부르짖는 기도에 하나님은 또렷하게 응답해주셨다. ‘신학교 사역’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북방의 신학교는 이제 7년을 넘어 졸업생을 두번 배출하게 되었다.

 

다시 목회로
    선교사역 7년이 되어 선교사역에 자리가 잡혀가고 있었는데 예전 목회했던 교회에서 다시 교회로 돌아와 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왔다. 선교 사역이 중요했지만 어려움에 처한 교회가 내미는 손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여 현재 선교사 겸 담임목사로 사역 중이다.한 교회에서 두번이나 위임받은 목사의 기록을 남기며......

 

    다시 목회하면서는 예전보다 목회철학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교회성장 프로그램을 돌리며 목사와 교인들 모두가 피곤한 목회를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성장 위주의 목회가 아니라 예수님을 본받는 목회를 하고 싶다. 내가 아는 예수님의 목회는 정교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그저 기도를 많이 하셨고, 설교를 잘 하셨고, 열심히 전도하셨고, 병들고 죄짓고 어려운 자들을 가까이 하셨고, 마지막에는 죄인들을 위해 죽으시기까지 하셨다. 나도 목회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이런 예수님의 목회를 닮아가는 목회를 하고 싶다. 솔리 데오 글로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