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실천

[Vol. 34-2] 큐티 사역의 우려와 대안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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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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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교수, 기독교교육

 

   “매일 큐티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누구나 한번쯤 큐티를 해야 한다는 권유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 교회 안에는 큐티가 경건훈련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큐티는 매일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삶에 적용함으로 삶의 성숙을 이루고자 하는 경건 훈련의 하나의 방법이다. 신앙 성숙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큐티는 1882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스터드(C. T. Studd)를 비롯한 몇몇 학생들이 시작했던 경건 훈련 운동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그리스도인 임에도 불구하고 마음과 생활이 세속적인 경향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하고, 거룩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시간 중 얼마를 성경 읽기와 기도로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이것을 '경건의 시간'(Quiet Time) 이라 불렀다. 캠브리지의 7인이라 불리는 이들은 중국 선교사로 헌신해서 평생을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주님의 사역을 감당했다. 이후에 이들의 경건 훈련 방법을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선교사, 설교자, 사역자들의 영성을 뒷받침해왔다.

 

   큐티는 성령 안에서 말씀과 기도로 누리는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하나님과 사귀는 것을 말한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과 만나는 것이 큐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앤드류 머레이는 큐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은 말씀을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말씀을 연구해서 알고는 있으나 살아계신 하나님과 실제적으로 별로 교제를 나누지 못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목전에서 성령의 인도 아래 말씀을 읽는 가운데 말씀이 하나님 자신으로부터 살아있는 능력으로 임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바로 아버지의 음성이며 하나님과의 실제적이고 개인적인 교제이다. 마음에 들어와 축복과 능력을 가져다주며, 하나님의 마음에 되 미치는 살아 있는 믿음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하나님의 살아 있는 음성이다.”

 

   하지만 성경 해석에 대한 바른 이해 없이 그릇된 묵상과 자의적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큐티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해석 방법에 관한 것이다.성경을 해석할 때, 본문의 역사적 배경과 문학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저자가 펼쳐가는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이것을 역사-문법적 해석방법이라고 한다. 이런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성도들은 알레고리적 해석방법을 따르거나 문자적으로만 해석하게 되어 문맥과 상관없이 본문을 해석하게 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해석 동기에 관한 것이다. 큐티를 하지만 그 동기가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복받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큐티는 때로는 자기 의로 사용되기도 하고 반대로영적 자괴감과 죄책감으로 자리잡기도 한다. 큐티는 바른 성경 해석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성경 해석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없이 주관적으로 해석하도록 방치한다면, 진리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큐티 무용론에 빠져서도 안된다. 이는 마치 마치 강단에서 전해지는 설교가 올바른 성경 해석에 기초하지 않고 기복신앙에 빠졌다고 해서 설교 자체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과다를 바 없다.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큐티를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해석학적 방법론에 문제는 있지만 큐티를 하는 동기에 있어서는 진실한사람들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큐티 무용론은 엘리트 집단에 해당하는 일부 사제들이 성경해석을 독점하고 성도들이 그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반종교개혁적 발상이다.

 

   큐티가 한국 교회에 준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 큐티를 통해 평일의 삶 속에서 개인들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문화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굉장한 변화다. 이제성도들이 성경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성경을 가르치는 교수나 목회자들이 비판만을 능사로 삼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성도들로 하여금 큐티가 가진 해석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성도들이 큐티를 한다면서 성경구절을 제멋대로 해석하여 실생활에 잘못 적용하거나 심지어는 다른 교리를 따라가는 일이 없도록 성경 해석의 원칙을 제대로 가르치며 말씀과 기도로 삶의 아름답고 멋진 습관을 길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제대로 된 귀납적 묵상 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