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실천

[Vol. 34-3] 전문인 선교사 양성의 시급성

페이지정보

작성자 관리자 날짜19-09-10

본문

김 학유 교수, 선교학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십여 년 전부터 시작된 선교사 추방정책이 최근에는 중동, 인도, 인도차이나, 중국, 러시아 등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 선교사들의 2/3 가량이 추방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전통적인 선교사들이 들어가 사역할 수 있는 미전도 지역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 세계 복음화의 과업을 멈추거나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 까? 그 답은 바로 전문인 선교 사역에 있다고 본다. 전통적인 선교사들이 추방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선교지에 들어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전문인 선교사들을 양육하고 파송하는 것이다.
 
    야마모리(Tetsnao Yamamori)는 아직도 복음화 되지 않은 지역에 살고 있는 인구의 83%가 전통적인 선교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제한 국가’(Restricted Nations)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한국가들 안에 살고 있는 비 기독교인들의 숫자를 대략 35억 명으로 보고 있다. 야마모리는 비 기독교인의 79% 정도가 살고 있는 10/40 Window 지역에서의 선교전략으로 “두 가지 굶주림”(Two-Hungers) 사역을 제시하였다. 제한된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복음에대한 저항을 완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서 현지인들의 물질적 필요들을 제공함과 동시에 영적인 필요를 공급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긍휼사역의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전문인 선교사들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제한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 전문가, 특수 기술 소유자, 의료 전문가, 농업 및 어업 기술자 등이 적절한 신학과 선교 훈련을 마친다면 제한지역 안에서 그들의 선교적 역할은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 이다. 터커(Ruth Tucker)는 그녀의 책에서 세계 선교 역사에 크게 공헌한 99명의 선교사들 가운데 1/4 가량인 23명이 전문인 선교사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전문인선교 사역자인 라이(Patrick Lai)는 1995년에서부터 2005년 사이에 10/40 Window에서 사역했던 전문인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가 157개이고, 새롭게 세워진 기독교 공동체가 2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전문인 선교사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지와 회의를 동시에 지니고 있던 선교사역의 한 패턴 이었다. 한 때 성경이 과연 전문인 선교사역을 지지하고 있는가? 성경에 과연 그러한 모델이 있는가? 사례가 있다면 그 사역이 과연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 등에 대한 의구심들이 팽배해 있었지만 현재는 전문인 선교사역을 거부하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 전문인 선교사들을 ‘텐트메이커’(Tentmaker)라고 부르는데, 이 용어의 근원은 이미 알려진 대로 장막을 만들며 선교사역을 수행했던 사도 바울의 직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린도전서 9장 6절 말씀을 보면 “어찌 나와 바나바만 일하지 않을 권리가 없겠느냐?”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바울과 바나바가 1차 선교여행 기간 동안 장막 만드는 일을 계속하며 전도 사역에 임했음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바울은 2차 선교여행 기간에도 동일하게 장막 만드는 일을 하며 복음을 전했다. 고린도후서 11장 7-11절에 보면 “나를 낮추어 하나님의 복음을 값없이 너희에게 전함으로 죄를 지었느냐.”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바울이 2차 선교여행 중에도 역시 장막 만드는 일을 하며 복음을 전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차 여행 당시에도 바울이 장막 만드는 일을 하며 선교사역을 병행하였음을 보여주는 성경 구절이 기록되어 있는데, 사도행전 20장 34-35절에 보면 “너희 아는바에 이 손으로 나와 동행의 쓰는 것을 당하여... 약한 사람을 돕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구절은 바울이 3년여 동안 에베소에서 선교사역을 하는 동안에도 자기가 장막 만드는 일을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바울 외에도 성경에 등장하는 전문인 사역자들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누가 같은 인물들을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윌리엄 케리(William Carey)역시 자비량 전문인 선교사였다. 그는 “나의 직업은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지만, 나는 생활비를 벌기 위하여 신발을 만들고 있다.”고 했던 인물이다. 그는 선교지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통역가, 구두 수선, 점포 매니저, 저널리스트, 교육가 등으로 활동하며 복음을 전했다. 케리의 고백처럼 전문인 선교사는 자신이 어떤 종류의 전문성을 같고 선교지에 나가든지 그리스도를 전하는 종교적인 일에 최 우선권을 두어야 한다. 전문인 선교사들은 자신의 사업과 일터에서 삶과 행동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간접적으로 선포하는 일에 힘써야 하지만, 상황이 허락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말씀을 가르치고 선포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교는 삶의 모범을 통하여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말씀 선포를 통하여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리니티 신학교의 선교학 교수였던 케인(Herbert Kane)은 전문인 선교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선교사들 보다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열린 지역에서의 선교사역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선교훈련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닫힌 지역’(Closed Countries)에서의 선교사역을 위해서는 훨씬 정교하고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버틀러(Phill Butler)는 전문인 선교사 훈련은 문화적 민감성, 언어 능력, 영적인 준비(spiritual formation), 증인되는 방법 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언급했다. 전문인 선교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이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라면 전문인 선교 훈련에 전도훈련과 양육 훈련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통계에 의하면 모국에서 전도와 양육 훈련을 받고 소그룹을 인도해 본 경험이 있는 전문인 사역자들의 열매가 그렇지 않은 사역자들에 비해 훨씬 많다고 한다. 전문인 선교사들의 사역 목적이 선교지에 신앙공동체를 세우는 것이라면, 전문인 선교사들이라 할지라도 성경지식과 더불어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신학지식을 습득한 후 선교지에 파송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인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맞닥뜨릴 수많은 영적 문제들 뿐 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 답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신학적 교육은 전문인 선교사들의 훈련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선교 방식이 허락되지 않는 선교지에서 보다 효과적인 선교사역을 수행 할 수 있는 전문인 선교야 말로 현대선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선교사를 거부하고 추방시키는 제한된 지역에 전통적인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전통적인 선교사들을 추방시키는 ‘창의적 접근 지역’(creative access areas)에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문인 선교사를 파송하는 방법 밖에 없다. 한국 교회가 어떻게 전문인 선교사들을 발굴하고 훈련시킬 것인가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