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실천

[Vol. 35-1] 신학 지식과 목회 역량이 결합된 설교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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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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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교수, 설교학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신학생들은 주로 조직신학이나 역사신학과 같은 이론신학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가르치며 그들을 올바른 진리의 길로 인도해야 하는 목회자들은 설교학이나 기독교 교육과 같은 실천신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신학생이든 목회자이든 이론신학과 실천신학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해서도 안 되고 둘 중 하나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주제로 오해해서도 안 된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두 대상을 사랑하는 원칙이나 의무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사랑을 제대로 깨달을 때 비로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하나의 진리에 관한 말씀이다(마 22:37-40). 이와 마찬가지로 이론신학과 실천신학 역시 두 가지가 구분된 것이 아니라 한 덩어리로 연결되어 있다.

    신학생이 헬라어를 공부하고 조직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교회 신자들 대상으로 설교를 잘 하고 목회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함이다. 설교를 잘 하려면 신학생 때부터 미리 성경을 잘 해석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강단에서 설교 메시지로 교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목회 리더십을 훈련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신학생들은 성경신학으로부터 시작하여 조직신학과 역사신학, 그리고 실천신학 전반에 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그렇게 갖추어진 영적인 지식을 본인의 목회적인 리더십의 역량으로 교인들을 향하여 발휘할 수 있는 실력과 경건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유능한 설교자에게는 이론적인 신학 지식과 실천적인 목회 역량이 둘로 나뉠 수 없다.

 

    설교의 중요한 관심사는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logos)을 변화하는 상황(context)을 살아가는 신자들과 교회에게 선포하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학(homiletics)은 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관한 신학(theology)과 변화하는 상황 속의 회중에게 설득력을 발휘하는 연설에 관한 수사학(rhetorics)이 결합된 학문이다.

 

    현대 설교학의 개략적인 윤곽은 다음 네 가지 주요한 트렌드(trend)로 크게 구별할 수 있다: 설교 형식을 중요시하는 신설교학 운동(the New Homiletic)과, 교회론에 기초한 탈자유주의 설교학(post-liberal homiletics), 성경적인 설교 내용을 위한 성경적인 설교학(biblical preaching), 그리고 설교의 목적을 고려하여 목회 리더십과 결합한 설교(pastoral leadership preaching). 이상의 네 가지 현대 설교학의 개략적인 윤곽 중에서 개혁신학에 정초한 설교 사역을 추구하는 목회자라면 당연히 '성경적인 설교'에 최우선의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설교학자로는 해돈 로빈슨(Haddon Robinson)이나 존 맥아더(John MacArthur), 그리고 제리 바인스(Jerry Vines)가 있다. 이들은 성경 본문을 강해하는 설교의 이론과 실제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시드니 그레이다누스(Sidney Greidanus)의 구속사 설교와 그레엄 골즈워디(Graeme Goldsworthy)의 성경신학적인 설교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란 개혁주의 설교신학의 표어가 ‘전체 성경’(tota scriptura), 즉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구속 역사의 관점으로 보완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토마스 롱(Thomas Long)은 <성서의 문학유형과 설교>(Preaching and the Literary Form of the Bible)에서 설교자가 성경 본문 해석 과정에서 본문의 중심사상(main idea)만을 가져올 것이 아니라 그 중심사상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동원되는 문학 형식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스티븐 매튜슨(Steven Mathewson)은 <청중을 사로잡는 구약의 내러티브 설교>에서 구약의 내러티브의 문학 형식의 수사적인 동력을 설교에서도 살려낼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였다. 해돈 로빈슨 계열의 성경적인 설교가 최근에는 데이빗 L. 알렌과 네드 매튜스, 그리고 다니엘 L. 애킨에 의하여 ‘본문 주도적인 설교’(text-driven preaching)로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